배달 앱에서 ‘별점 1점’ 혹평이 주어져도 “좨송하다”며 서툰 맞춤법으로 일일이 사과 댓글을 남기던 노부부의 분식집이 최근 가게를 찾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는 근황이 전해졌다. 손님들의 불만에 진심을 담아 사과하고, 정성껏 응대하는 이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이 가게 배달 앱 리뷰창에도 응원 댓글과 훈훈한 후기가 가득 찼다.
27일 해당 분식점 배달 앱 리뷰를 보면 “비 오는 날이라 김치전 시켰는데 양이 거의 명절급이에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음식 재료를 안 아끼고 넣어주셔서 밀가루 맛 안 나는 김치전을 몇 년 만에 먹어봤네요” 등의 따뜻한 글들이 올라와 있다.
“트위터 보고 주문했어요. 양도 많고 포장도 꼼꼼하고 맛도 집밥 같아서 최고”라거나 “사장님이 친절하고 음식 맛있다고 유명해서 시켜봤는데 오랜만에 집밥같이 잘 먹었습니다”와 같은 평도 이어졌다.
이런 댓글에 노부부는 “모든 분들이 리뷰를 너무 잘 올려주셔가지고 전(부침전)이 개속 드러오내요(계속 들어오네요). 여려분(여러분)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조금 실수가 있더라도 잘 봐주세요” “그동안 (생계를) 겨우 유지하다 배민 덕분에 요즘 살고 있어요. 리뷰르(리뷰를) 너무 잘 써주신 거 알아요. 눈물이 핑 돌앗어요(돌았어요).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등의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무진(75)씨와 그의 아내 이모(68)씨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역 인근에서 24년째 분식집을 운영해 왔다. 원래는 식당 홀 위주로 운영하던 이들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배달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게가 입소문을 탄 건 지난 23일 한 누리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배민(배달의민족) 리뷰 보는데 사장님이 연세 있어 보이면 마음이 아파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리면서다.
글쓴이는 배달 앱에 달린 혹평과 그에 대한 사장의 댓글을 캡처해 올리면서 “(해당 가게를) 노부부 두 분이서 운영하신다고 한다”고 적었다.
당시 리뷰를 보면 물냉면을 주문한 한 손님은 “냉면 먹고 싶어서 시켰는데 냉면에 물이 없고 면은 다 불었다. 실망이 너무 크다”는 혹평과 함께 별점 2개를 매겼다. 이에 사장은 “○○님, 너무 좨송합니다(죄송합니다). 다음엔 육수 만이 드릴개요(많이 드릴게요). 너무너무 죄송합니다. 재가 원하시는 매뉴(제가 원하시는 메뉴) 하나 더 드리고 십은대(싶은데), 다음에 혹시라도 주문 주시면 냉면 얘기 꼭 하새요(하세요). 그래야 재가 기역하니까요(제가 기억하니까요). 너무 좨송햇읍니다(죄송했습니다)”라고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손님은 ‘오이냉국수’를 주문한 뒤 리뷰에 “분명 오이 빼달라 그랬는데 넣을 수 있는 곳은 다 넣어놨네요. 요청사항 좀 읽어주세요”라면서 별점 1개를 줬다. 사장은 여기에도 “너무너무 좨송합니다(죄송합니다). 너무 큰 실수를 햇내요(했네요). 앞으로는 조심 또 조심하갯읍니다(조심하겠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라며 거듭 사과했다.
맞춤법도, 스마트 기기를 다루는 것도 서툰 노부부의 이런 댓글은 많은 누리꾼의 마음을 울렸다. 실제 사장이 남긴 댓글에는 ‘죄’를 ‘좨’로, ‘겠’을 ‘갯’으로, ‘습니다’를 ‘읍니다’로 적는 등 맞춤법 실수가 있지만, 진심이 느껴져 보는 이의 마음을 찡하게 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사연이 알려진 뒤 배달이 아닌 직접 가게를 방문하는 손님도 많이 늘어나 포털사이트 지도 앱 리뷰 창에도 생생한 후기들이 올라오고 있다.
네이버 지도 앱 리뷰에는 “사장님 김치볶음밥 너무 맛있어요. 위치도 가까운데 자주 가서 다른 메뉴 먹어보려고요. 너무 잘 먹었습니다” “어렸을 때 음식을 맛보는 기분이어서 좋았습니다. 참치김밥은 정말 속이 실했어요. 또 방문하겠습니다” 등 후기가 줄을 이었다.
이날 가게를 찾은 한 손님은 “너무 바빠서 (식당) 홀은 당분간 안 받는다고 합니다. 찾아오시면 헛걸음하니 참고하세요. 그리고 (사장님이) 다리가 아프시대요. 몸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 좋겠어요. 사장님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라며 근황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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