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회화과 몰래카메라 사건 관련 경찰의 ‘성(性) 편파 수사’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19일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불법 촬영 성 편파수사 규탄 시위’ 측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집회를 갖고 “수사당국이 불법촬영 사건에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성별에 따라 성차별 수사를 한다”면서 “불평등한 편파 수사”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경찰이 홍대 미대 누드모델 몰카 유출범을 사건 발생 12일 만에 붙잡은 것을 두고 피해자가 여성이 아닌 남성이었기 때문에 신속한 수사가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참가자들은 성차별 없는 공정 수사와 몰카 촬영·유출·유통에 대한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편파 수사에 분노한다는 의미에서 붉은색 옷을 입거나 물건을 들었다. 이번 시위는 여성만 참여할 수 있으며 오후 7시까지 진행된다.
카페 운영진에 따르면 시위 수요 조사에서 약 1만2000명이 참가 의사를 밝혔고 이 중 70%가 실제 참여 가능하다고 했다. 또 지방에서 올라오는 참가자들을 위해 200명 이상 참석하는 부산·대구·대전·광주에서는 버스를 대절했다. 경찰은 이번 시위에 약 500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1일 홍대 회화과 누드 크로키 수업에 투입된 남성 누드모델의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에 올라오면서 촉발됐다. 몰래 사진을 찍고 이를 유포한 사람은 동료 모델 안모(25·여)씨였으며 경찰 수사가 시작된 지 12일 만에 구속됐다.
인터넷에서는 여성 대상 몰카 사건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던 경찰이 남성 피해자가 등장하자 전격적인 수사에 나섰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논란이 커지자 이철성 경찰청장은 “사법 적용에 성차별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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