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19·대한항공)과 전지희(30·미래에셋증권)가 한국 탁구 역사에 의미있는 한 페이지를 작성했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2일 중국 항저우의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북한의 차수영-박수경 조를 세트스코어 4-1로 물리쳤다.
이로써 신유빈과 전지희는 한국 선수로는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는 새 역사를 썼다. 한국 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 탁구 금메달을 수확한 것은 2002년 부산 대회 남자 복식 이철승-유승민 조, 여자 복식 석은미-이은실 조 이후 처음이다.
한국 탁구는 2000년대까지 올림픽 등 국제무대에서 금메달 효자 종목으로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만리장성은 더 높아졌고 한국 탁구는 위축됐다. 올림픽은 물론 아시안게임에서조차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이 불가능한 미션이 됐다.
하지만 신유빈-전지희 조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탁구의 가능성을 다시 밝혔다. 2019년부터 함께 복식조로 활약한 신유빈과 전지희는 그동안 꾸준히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세계적인 강호로 떠올랐다.
특히 지난 5월 2023 더반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세계 최강인 중국의 쑨잉사-왕만위 조를 준결승에서 이기고 은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신유빈과 전지희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나란히 시련을 겪었다. 어릴적부터 ‘탁구 신동’으로 주목받았던 신유빈은 2021년 11월 휴스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손목 피로골절 부상을 당했다.
손으로 라켓을 잡고 공을 쳐내야 하는 탁구 선수에게 손목 부상은 치명적이었다. 대회는 물론 훈련 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두 차례나 손목 수술을 받으면서 재기를 노렸지만 과정이 쉽지 않았다.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자 악플까지 신유빈을 괴롭혔다. 몸과 마음이 모두 아팠다.
전지희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중국 허베이성 출신인 전지희는 2011년 한국 귀화를 선택했고 곧바로 한국 국가대표가 됐고 세계적인 강자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같은 큰 대회에선 이상하리만치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해부터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전지희는 이미 끝났다’라는 섣부른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랬던 신유빈과 전지희는 복식팀으로 만나면서 더 의지하는 사이가 됐다. 어린 나이에 대표팀 에이스라는 중책을 맡아야 했던 신유빈은 여자복식만큼은 전지희를 철저히 믿고 따랐다.
전지희는 신유빈과 팀을 이루기 전까지 다소 이기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귀화선수로서 겪은 다양한 어려움이 그의 성격에 영향을 미쳤다. 대표팀에서 훈련방식을 놓고 지도자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전지희는 신유빈과 함께 한 뒤 한층 성숙해졌다. 신유빈의 밝은 에너지가 늘 굳어있던 전지희에게 미소를 선물했다.
전지희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스스로 단식 출전을 포기했다. 신유빈과 함께 하는 복식에 전념하기 위해서였다. 그만큼 전지희에게 신유빈은 중요한 존재였다.
신유빈과 전지희는 시상식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서로에게 진한 고마움을 전했다. 신유빈은 “언니 덕분에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언니는 실력적으로 너무 탄탄한 선수”라며 “기술적으로 믿음을 주고, 내가 자신 있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존재”라고 전지희를 치켜세웠다. 전지희 역시 “너무 행복하고 유빈이한테 태어나줘서 너무 고맙다”며 “지금 기분을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지희와 신유빈은 이제 2024 파리 올림픽을 바라본다. 올림픽은 몇 배 힘든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올림픽을 준비하는데 있어 자신감이라는 훌륭한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전지희는 “유빈이가 많이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파리 메달 도전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유빈이와 한 번 더 올림픽에 나가 메달을 따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신유빈도 “지금처럼 늘 하던 대로 연습 더 착실히 할 생각이다”며 “올림픽에 나가면 후회 없는 경기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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